본문 바로가기

Media Column/Media Review

[리뷰] 소공녀, 비운만큼 행복으로 채운다!



> 난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까?


사치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모두를 충족할 순 없다면 가장 소중한 것 빼고 다 버린다 ㅡ


그래서 집을 버린다!


??? 어째 결론이 생뚱맞죠? ㅋㅋㅋ 살 곳이 있어야 삶이 안정되고 다음 날을 위해 쉴 수 있을텐데 그녀는 다른 무엇보다 집을 포기 합니다! 그녀가 포기할 수 없었던 다른 건 무엇이었을까요? 다름아닌 담배와 위스키 한 잔, 그리고 남친! 이것이 그녀가 원한 전부였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미소. 가진 건 없어도, 남이 뭐라든 자기만의 절대 영역이 있고 취향과 의지가 아주 강한, 물질적으론 풍요롭진 못해도 어찌보면 원하는게 확실하고 그 이상 바라지 않아서일까 고단한 삶일텐데도 전혀 내색 없이, 힘들는 모습 없이 밝고 위스키 한잔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삶의 우아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 작은 공간을 가진 여자, 소공녀(小空女)?


영화를 보니 소공녀가 우리가 익히 알 법한 그 소공녀 (세라)가 아니었던 것 같았습니다! 아, 공통점이 하나 있었네요 - 바로 자기만의 우아함, 고고(孤高)함을 유지한다는 점! 하인 신분이던, 가진게 없는 빈곤층으로 취급받던, 미소 또한 소공녀 세라처럼 변함없이 자기만의 내면을 정말 밝고 성실하게 잘 지켜갑니다!


전 정말 정말 부럽고 존경스러웠던 부분이라고 느꼈는데요,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자존감,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따스한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스럽고 순수한 그 미소! 이솜이 분한 30대 초반의 당돌한 '미소'라는 캐릭터, 이름같이 정말 보는내내 미소를 지으며 봤답니다! 이솜 배우분이 정말 넘 예쁘고 봄비같은 순수함을 가져서 보면서 치유되는 느낌이었어요 ㅎㅎ




> "세상은 비싸고, 좋아했던 것들은 모두 사라진다"


미소는 변한게 없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이 변해가는게 인상적이었어요 - 가까이는 그녀가 찾아갔던 친했던 밴드부 친구들부터, 실생활에 직격탄을 끼얹는 내려갈 줄 모르는 물가에 집세 등... 그래서일까요?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팍팍한 인심들... 그래도 꿋꿋이 자기 신념을 잘 지켜가며 그 작은 사치라면 사치일까, 자기만의 공간을 우아하게 채워가는 그녀.. 그나마도 남에게 자기의 그런 모습을 억지로 관철시키려 하거나 합리화하지도 않습니다.


정말 사람을, 사물을 그냥 그대로... 선입견 없이 받아들이고 그 마음을 같이 할 줄 아는 멋진 그녀! 아무리 돈, 재산이 많아도 절대 채울 수 없는 '행복한 마음'을 이미 소유하고 있는 그녀라서 영화가 끝날때도 앞날이 어떻게 되던지 잔걱정 없이 편하게, 아니 오히려 제가 용기를 얻어가는 기분이었는데요... 정말 이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이 들었달까요?




>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스포일러 있어요)


절대 울지 않고 미소로 사람과 공감의 터울을 쌓아가는 그녀지만 딱 한차례 그녀가 눈물을 보인 적이 있는데요... 바로 다름아닌 남자친구와 (잠시? 좀 오래?) 헤어졌을때 였는데요, 애잔하면서 한편으론 마치 추운 겨울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 마냥 '그 아픔이 얼른 치유되는 때가 오길'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네요. 마냥 슬픈 감정만은 아닌.. 한편으론 그녀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무엇인가가 가슴에서 나가는 거라 그 아픔은 단순히 연애 감정만은 아니었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굳세고 당찬 그녀, 그래도 그 시련 조차 넘어서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 용감하게 느껴졌었네요.




> "집이 없는게 아니라 여행 중인거야"


절대 자기합리화 하기 위한 말이 아닌, 이 작품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캐치 프레이즈! 말 그대로 그녀는 사람들 틈을 여행다니듯 만나면서 그네들에게도 자그마한 힐링을 해주고 갑니다. 감독은 미소가 민폐 캐릭터가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썼다고 했는데요, 미소 그녀가 남의 이야기를 더 들어주고 사람을 그저 순수하게 좋아하는 성격이었기에 오히려 상대가 치유받게 되는 상황이었달까요?


소소한 모든 것들, 작은 것들에도 감사하며 그저 있어주는 것에 고마워하고 반가워 하는 미소. 그녀가 집을 버리고 여러 이들을 찾아 나선건 어쩌면 그녀가 머물 곳이 필요해서라기 보단 치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온기와 소중한 기억, 그때의 고마움을 전해주려는게 아니었나 싶을만큼 '여행'이라는 단어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ㅎㅎ 상대방은 케바케라 반응이 다 달랐지만요, 나중에서야 그 순간을 기억해내고 미소를 떠올리게 되죠).


대책 없어 보이는 그녀의 사랑스런 도시 하루살이! 보통인들의 시선으론 하루살이였을지 모르겠지만 작은 순간 순간의 고마움과 나눔을 아는 그녀의 마음은 매 순간이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따스함으로 빛났던 것 같아 제 자신을 돌아보며 행복이란게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길을 나는 걸어가 봤는지도 돌아보게 해줬네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여행길에 올라본 적이 있나요? 없다면 이번엔 미소와 함께 떠나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