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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Media Talk

나랏말싸미, 감독의 역사관이 의심된다



영화를 영화로서 받아들여야 하고 창작의 자유도 보장되어야 함도 맞는데 그러려면 일단 해당 작품의 배경과 의의, 그리고 창작자의 의향 등이 먼저 클리어하게 대중들에게 인지되고 일종의 창작물임을 서로 동의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 영화의 문제는 특정 세력의 의도와 그 진의가 가려진 채 마치 이 영화가 다루게 될 내용이 진실인양 묘사되고 있다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 비록 기사에선 영화 초입에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일 뿐이며,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고 고지했다고는 하는데... 그 전까진 그런 이야기는 아예 없었고 더군다나 알고보니 신미 스님 이야기는 야화수준에도 미치지 않는 거의 근거 없다시피한 이야기라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어서 어떤 불순한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과 거의 동시에 일본을 포함한 해외 동시 개봉도 노리고 있어서 마치 이 영화가 한글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영화로 받아들여질 위험도 있어 보입니다.


단순 영상물로서는 창작의 자유도 있으니 뭐라 하긴 어려워 보이지만 이 영화가 다루는 내용의 특성상 이번 영화는 무리수가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놀랐고 실망스럽네요.


영화를 보실 분들이나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실 분들은 사전에 이 영화가 픽션임을 (사실이 아님을) 미리 알고서 보셔야 할 듯 합니다.





'나랏말싸미'는 이런 정설이 아니라 '야사'를 다룬다. 억불정책을 펴던 세종이 비밀리에 승려 신미와 손잡고 한글을 만들었다는 가설이다. 극 중에선 신미가 세종의 조력자 수준을 넘어 거의 혼자 한글을 만들다시피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역사책에 없는 한글 창제의 뒷이야기를 상상력으로 채워 넣은 부분이 국민 정서에 반할 수는 있다"면서도 "영화는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닌 만큼 관객이 어느 정도는 픽션 영화의 성격을 인지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