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영화라고 하는데 막상 내용을 까보면 뭔가 희한한 느낌이 드는 ㅎㅎ 영화 염력 입니다! ^^
(스포일러 없어요)
"와, 내가 진짜 힘만 있다면...! 저런 부조리한 것 들, 적폐들 다 걷어내버릴텐데!!"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감히 상상해 봅니다 ㅎㅎ
자기 자신이, 아니면 주위 사람이나 가족이 부조리한 상황에 처하거나 정말 말이 안되는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때, 한편으론 상대를 원망하거나 비난하면서 자기 자신의 힘 없음을 탓하며 속만 끓이고 마는... 그런 중에 더 절실하게 드는 생각이 아닐까 하는데요.
영화는 그냥 평범한 한 남자인 석헌(류승룡)이 우연한 계기로 어떤 능력을 얻는 데에서 시작이 됩니다. 물론 그는 사회나, 여러 부조리 속에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도 없구요 (그런 부조리와 폭력이 현재 진행형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피하거나 도망가거나 회피해 버리는, 어찌보면 소인배라고도 할 수 있겠죠.. 막무가내식 비난도 힘들지만, '정의롭다'와는 다소 거리가 먼 그런 사람이랄까요?).
그런 그가 어떤 경위로 인해 부조리 덩어리인 사회 속으로 본격적으로 내던져지고, 거기서 그는 정말 누군가는 원했을 법한 '나에게 이런 힘이 있다면!!' 이라는 그 의지와 힘을 구현해서 몇몇 위기를 헤쳐나갑니다.
한편으론 마치 '무적'같은 그에게 안티테제로 강력한 홍상무(정유미)가 등장하며 강력한 카리스마로 그를 막아서는데요 - '이 세계에 신은 따로 있고 모든 이의 운명은 정해져 있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으며, 절대 그 분을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어찌보면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부분을 홍상무를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았는데요...
(이랬던 그녀가....)
"진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기도록 태어난 사람들이에요." (냉정한 권력자로 무서운 카리스마를 선보였습니다!)
그럼에도 굴복하지 않고 구해낼건 구해내고, 책임질건 책임지는 모습을 일개 평범한 남자를 통해 보여줍니다, 힘이 있음에도 소심하고 어딘가 어설프고 ㅎㅎ 진짜 수퍼히어로처럼 묘사하지도 않구요. 중간 소심한 복수는 마치 '이거라도 해야 분이 풀릴 것 같다!'는 의지의 표현 같아 보였달까요.
가진자, 없는자, 흑수저, 금수저같은 보이지 않는 사회 계층 문제부터 지난 2009년 용산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철거민 충돌 씬 등 여러 얽히고 설킨 사회 모습을 짙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히어로 이야기라고 하지만 사실은 히어로 물이라기 보단 오히려 판타지 물에 가깝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랄까요?
(작은 스포일러가 될지 몰라 일부 흰색 처리 합니당, 드래그해서 보셔요! +_+) 한편으론 전작 '부산행'에선 주인공이 연줄 등을 이용해 자기 일행만 도망갈 생각을 했다면, '염력'에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기적인 태도에서 이타적인 행동을 하게되며 끝에선 자기희생까지 하는 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면을 보여주는 연기랄까요? 표현력, 드러나는 심리 묘사등 류승룡의 연기력이 정말 내공이 깊달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뭉클한 무언가가 있었네요.
'류승룡 단독영화'라고 해도 어울릴, 영화를 멱살잡고 끌고가는 절대적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 이런 면에선 정말 히어로랄까요? +_+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류승룡이 없으면 지지부진 하다가 그가 등장하면 마치 언제 그랬냐는듯 롤러코스터 흐름을 타고 이야기가 흘러 갑니다, 단순히 그가 어떤 힘/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에게 능력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그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흘러가게 구성돼 있어서 신과 같은 존재나 능력자가 아닌데도 영화 마무리까지 그의 손이 닿고 있어요!
정유미는 이 영화에서 출연시간대비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당! +_+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냉철하게 행동하는... 어찌보면 이명박근혜 시대상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랄까요? 엔딩도 그에 걸맞는 엔딩을 맞이하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한국형 히어로'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그런건 잊고 봐도 충분히 재미있으실 거라 생각 듭니다, 단!! 이 영화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여럿 암시하고 비판하는 모습도 들어있어서 단순한 코미디라고 보기엔 어렵고 다소 가벼운 블랙 코미디라고 볼 수 있지만 그 깊이는 아주 깊지는 않아서.. 게다가 이야기 서사구조에 구멍이 다소 보이는 편이고 개연성도 아쉬움이 남는 영화라 이런 부분을 넘기시지 못한다면 추천 드리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Media Column > Media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 소공녀, 비운만큼 행복으로 채운다! (0) | 2018.03.25 |
---|---|
[리뷰] 튤립 피버!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 만큼 혼돈의 도가니! (0) | 2018.01.15 |
위대한 쇼맨, 레베카 퍼거슨! +_+ (0) | 2018.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