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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Column/Media Review

[리뷰] 군함도, 불편함과 메세지의 모호함


(스포일러 있어요)


영화는 불편한 와중에 괜찮게 봤습니다. +_+;;


(영화의 배경이된 나가사키 아래 있는 작은 돌섬->인공섬이 된 하시마섬)


왜 불편했을까... 돌이켜보니 군함도라는 슬픈 역사배경이 단순히 블록버스터 놀이터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많은 이들의 혹평과 비판, 그 중에서도 또 재미있다는 의견이 확확 갈리는지가 이해가 됐달까요? 제 포스팅에선 스크린 독점 문제와 역사인식 등에 대한 이야기는 안하려고 하고, 무엇에 초점을 맞춰 보면 그래도 재미있는 영화로 감상할 수 있을까에 촛점을 맞춰 써 보려 합니다. +_+


포스팅을 작성하던 중 감독 인터뷰 기사가 있기에 먼저 몇 줄 인용해 봅니다.





"영화에서 과하게 메시지로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군함도 탈출기는 '헬조선' 탈출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굳이 역사에 존재 하지 않은 부분을 끄집어 낸 이유는 내 무의식적 욕망이었다"


류승완 감독 인터뷰 中



팩션이지만 역사를 대하는 감독의 태도가 좀 불편하긴 했습니다 - 저 개인적으로는 역사의 비극이 서려있는 한 많은 곳을 단순한 블록버스터 액션 배경으로 소모한 점이 많이 불편했달까요? 류승완 감독의 전작 베테랑, 부당거래 등을 볼때 드러나던 날선 비판과 불편함을 동반한 통쾌함? 그런건 찾아볼 수 없는 정체성 모호한 장편의 액션 블록버스터가 되어버린 기분입니다.


꼭 영화에 비판과 일본의 군함도가 배경이니 일본에 대해 비판이 들어가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게다가 어차피 이 영화 아니더라도 당시 일본의 잔학상은 타 영화와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보고/학습할 수도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기대했던건 아마도 류감독 특유의 신랄하고 당돌한 그 만의 특유의 메세지? 전개였을텐데 그게 이번 영화엔 없어 보여서 - 보고 나면 남는건 송중기 태양의 후예 ver.군함도 내지는 밸런스를 살짝만 바꾸면 소지섭 장군의아들 ver.군함도 아니면 더 비약하면 황정민 국제시장 ver.군함도 (이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ㄷㄷ) - 뜬금없이 불편한 화끈한? 블록버스터를 보고나온 느낌 밖엔 안남았다..는 생각입니다. 류감독이 정말 영화에 담고 싶었던건 뭘까요? 아니면 단순히 이 참혹한 배경속에 각 사연을 가진 캐릭터들이 어찌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지 그걸 그리고자 했던걸까요?


영화를 보고나서 왜 영화를 본 사람들이 난리가 났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한가지는 마케팅과 제작의도가 강조 포인트가 서로 달라 그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



마케팅은 '군함도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려야 하고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한국인이라면 알아야 한다!' 이런 정도의 꼭지를 노렸다면



제작진은 그런 의도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배경은 참혹한 지옥섬 군함도로 하고 그 속에서 블록버스터로 하자! 아니, 한국식 신파극도 넣어야 한다! 그럼 누굴 주축으로 하지? 신파는 황정민, 액션은 송중기로 할까? 아니 그것만으론 약해! 갱스터 요소도 넣자! 그건 소지섭으로!' 그리고 실제 학대받은 조선인들이 탈출 했으니 장르는 탈출극으로.... 이런 느낌의 실제 역사배경의 짬뽕 액션 탈출 블록버스터가 탄생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답니다.


(정말 군함도를 기억하길 바랐더라면 액션이 주체가 되어 군함도의 참상이 단순히 배경으로 소모되는 건 피했어야 하는건 아니었을까... 쇼생크 감옥 탈출기 영화도 탈출 과정과 인물이 기억에 남지 그 감옥의 참혹함과 비리가 주제가 되진 않고 기억에 남지는 않으니까.)



"역사를 알리는 게 목적 중 하나이긴 했지만 영화를 제작하는 첫 번째 이유는 아니었다. 순수하게 '군함도'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그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가 저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성이라든지, 이 일을 알려야 한다는 책무감 같은 것들은 오히려 작업 과정에서 생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 인터뷰 中



영화를 보면 여실히 드러나는 점입니다. 정말 군함도는 군함도 그냥 바탕에 깔려있는 배경 자체이고, 그 속에서 혹사당하고 유린당하고 이간질당했던 사람들도 존재했고, 비참했다는 것도 그냥 사실. 거기서 더 발전하는 점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기대했던 아픔을 공유하고자 했던 이 이미지샷. 일본 만행판 쉰들러리스트를 기대했는데.. 실제 영화는 테이큰 내지는 태양의후예, 그렇다고 쇼섕크 리뎀션 같은 탈출기를 다뤘나하면 그것도 아니니... 홍보 방향과 사람들에게 미리 성격을 알려줄만한 단서라도 줬다면 많은 악평?은 면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진주만 영화가 혹평세례를 받은 이유와 유사한 면이 있달까요? 굳이 진주만이 배경이 아니었더라도 사랑타령 내용은 진행될 수 있었을테니까요.. 이것도 비슷하게 굳이 군함도 배경이 아니었더라도 좋은 이야기와 블록버스터로 남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은 합니다.


이 영화를 재미나게 보려면 우선 군함도에 대한 역사 배경지식은 한번쯤 살펴 보고 가시고, '그 참혹한 현실에서 탈출하는 송중기식 블록버스터다' 생각하시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_+




끝으로 정말 정말 공감하는 평론가 세 분의 평가를 소개 하고 마칩니다. ^^


박평식 님 : 촬영과 미술만 평가하겠다

허남웅 님 : 군함도 배경만 눈에 들어온다

이주현 님 : 역사의 비극을 스펙터클로 전시할 때의 불편함이 턱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