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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Column/Media Review

[리뷰] 군함도와는 다른 감성, 택시운전사


(스포일러 있어요)



외지인이 바라본 광주의 아픈 역사를 담담하게 그린 '택시운전사'.



일제시대 폭정을 배경으로 하는 '군함도'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일부는 광주 사태라고도 하는데.. 군부정권이 청산되고 실상이 밝혀지면서 이 표현은 사용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배경으로 하는 영화 '택시운전사'..


이 두 영화엔 이야기를 펼쳐가는 인물들이 마치 지옥같은 그때 상황 속에서 탈출을 도모한다는 공통점이 존재 합니다, 둘이 차이가 나는 점이라면 '군함도'는 말 그대로 지옥도에서 나오기 위해 단순 블록버스터를 찍었고 (심지어 그 끝은 주연의 손에서 해결되지도 않고 타 세력에 의해/시대적 상황에 의해 마무리 되고 말죠), '택시운전사'에서의 탈출극은 주제를 강조하는 장치로 활용이 되었다는 점이 다르달까요 :



'택시운전사'에서 탈출극은 오히려 영화가 다큐영화라고 여겨질 즈음 관객들을 탈출시켜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이건 영화다' 라는 점을 환기시켜 주기도 하고 본래 영화의 주제인 '알려야 할' 사실이 무엇이고, 그걸 밝히는데 까지 얼마나 힘겨웠고 고통이 따랐는지를 더 강조하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옥같은 상황에서 탈출해야 해!" 라는 주제를 두고본다면 오히려 메세지의 무거움과 그 의무감과 함께 '택시운전사'가 탈출극을 찍은 셈이 아닌가 생각드는데요, 허구같이 느껴진 택시 추격 장면은 호불호가 명백하게 갈리는 부분이지만 영화 내에선 필요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가슴졸이며 지켜봤던 무서운 장면... 제대로 공포를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


'택시운전사'는 그 배경이 되는 5.18 학살을 알리려 한 외신 기자와 그 기자를 도운 일반인 택시 운전기사 김사복씨의 (아직까지 그의 신원/생사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안좋은 일을 당하신건 아닐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ㅜㅜ) 이야기를 통해 그때의 참상을 그냥 있는 그대로 덤덤하게 그려냈는데요..



'군함도'도 비슷하게 그 섬의 참상을 처음에 보여주고는 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군함도'에서는 그냥 수동적으로 바탕에 그려져만 있고, '택시운전사'에선 그 배경 자체가 주체가 되며 주인공 뿐 아니라 배경 속 인물들 모두를 적극적으로 옥죄이며 갈수록 지옥도로 끌어들입니다 - 탈출이 주요 내용이 아닌데 진실을 알리기 위해 그 탈출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역으로 알려준달까요?


이 점에서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감정선이 달라진다고 보여집니다 - '군함도'에선 단순히 하시마섬이 "그래 비극적이었네" 였지만 '택시운전사'에선 "아... 너무하다! -> 어쩜 저럴수가!? -> 화난다! 저럴수 있나!!?" 식의 갈수록 격한 감정이 에스컬레이팅한달까요?


두 영화 모두 어찌보면 참상을 덤덤하게 묘사하고 있고 둘 다 잊지말아야 할 우리네 슬픈 역사지만.. 결국 이 주제를 두고 본다면 배경으로 소모해 버린 '군함도'보단 '택시운전사'가 본질을 꿰뚫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군함도'를 보고나선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많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마음은 잘 전해 준 '귀향'이 차라리 더 솔직하고 좋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욱일기를 찢으며 화려하게 스크린을 장식한 '군함도', 그러나 정작 내용은 액션활극에 가깝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관객들과의 감정선과 달랐기에 아쉬운 소리를 듣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개인적으로는 '군함도' 보다는 '택시운전사'를 더 추천하고 싶네요. +_+